안녕하세요. 29살 여자입니다.
저에겐 2년 사귄 3살 연상 남자친구가 있었고,
양가 상견례 마치고 내년 5월에 식 올리기로 말한 상태였습니다.
결론부터 말하자면, 파혼했습니다.
저희 집은 부모님 두 분 다 사업 하셔서
어릴 때부터 감사하게도 돈 걱정 없이 자랐고,
부모님께 경제 관념에 대해 교육 확실히 받았습니다.
성인 되기 전까지 용돈 받았고,
대학 들어가서는 알바 하면서 돈 모았어요.
전 제 가게 차리는 게 꿈이라 돈 받는 즉시 틈틈히 저금했고요.
대학 졸업하고 회사 들어가서 3년동안 돈 모았고,
부모님이 그거 보시고는
제가 가게 차리는 거에 대해 정말 확신을 가지고 계획하는구나,
생각하셔서 구체적인 계획 들으신 후에
투자 형태(?)로 지원해 주셔서
서울 중심 상권(명동, 홍대 같은 곳입니다.) 에 옷가게 열었습니다.
부모님께서 우선 브랜드 옷 가게로 시작해보라고 하셔서
브랜드 있는 옷 가게고 가게 연지는 반년정도 됐습니다.
남자친구가 늦둥이라
13살 많은 시누(형님이라고 불러야 하겠지만 아직 결혼 직전이니 편의상 시누라고 하겠습니다.)가 있습니다.
처음에 상견례 할 때는 딸 상담(저에게는 조카) 가야 된다고 하면서
나오지 않으셨고,
그 때 시부모님께서 부모님이 하시는 일과
제가 옷 가게를 하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되셨습니다.
시댁 쪽에서는 저희 집안이 어느정도 돈이 있으니
집이나 혼수, 예단 예물에서
저희 집이 좀 부담을 많이 하시길 원하는 뉘앙스로 계속 말하셨고,
저희는 반반 결혼 하기로 한 터라
남친이 우리 반반 하기로 했다고 잘랐습니다.
그런데 시부모님이 이 얘길 시누한테 했는지
시누가 다음날 저한테 카톡이 왔습니다.
시누-올케, 아무리 둘이 반반하기로 했다지만
우리 집 사정 뻔히 알면서 그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.
너희 집이 훨씬 경제력이 좋은데
좋은 쪽이 좀 더 부담을 하는 게 맞지 않냐.
솔직히 우리 XX이(남친) 어디 빠지는 구석 없는데
올케가 워낙 능력이 좋으니(?) 장가 보내는 거다.
저-(그럼 난 빠지는 구석 있다는 건가;;하고 기분 나빠짐)
형님 이미 그 얘기는 저랑 XX씨하고 합의해서 끝난 얘기고,
반반 하는 만큼 시댁 처가에 서로 똑같이 도리 하기로 한 거라
저희 의견 존중해주시면 감사하겠다.
시누-아니 남자는 군대 갔다 오는데(??)
회사 생활 일찍 한 올케보다 모은 돈이 없는 건 당연한 얘기 아니냐.
게다가 올케는 집에서 가게 해준 거 아니냐.
올케는 가게 하면서 버는 돈도 많은데
왜 우리 XX이랑 반반으로 돈을 내야 하냐.
저-(황당함;;;)형님 연봉은 XX씨가 더 높아요.
그리고 XX씨 공익이라서 틈틈히 공부하고
공익 끝나자마자 회사 입사한 거 아시지 않냐.
저랑 회사 생활한 년수는 똑같다.
그리고 XX씨가 저보다 더 연봉도 높았다.
시누- 아니 그렇게 우리 XX이가 잘난 걸 알면
너네(정말 너네라고 말함) 집에서 모셔가야 하는 거 아니냐.
돈 더 내라. 난 더이상 할말 없다.
이렇게 대화가 끝났습니다.
딱 카톡 받고 시누한테서 범접할 수 없는 막장의 냄새가 났을 때
알아차렸어야 하는 건데...ㅋㅋㅋ
하도 늦둥이니까 동생 아끼나 보다 하고
병신같이 넘어간 제가 잘못입니다.
저 할말 다하고 사는 성격이지만
시댁이라고 착한 척, 내숭 떨고 있었습니다.
시누하고 저렇게 말한 뒤로 친구들한테 상담하니
친구들이 결혼 전부터 시누한테 밉보이면 답이 없다며
차라리 능력이 되니까 조금 더 해주고 털어 버리라고 하라더군요.
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아닌 것 같고,
내가 뭐가 모자라서 이런 취급을 받고 결혼해야 하나 싶고
열심히 딸 키우신 부모님한테도 몹쓸 짓 하는 것 같아
남친한테 확실히 말했습니다.
시누가 이런 내용으로 카톡을 보냈고,
난 너하고 반반 하고 시댁과 친정에 평등하게 반반 하기로 했다.
벌써부터 시자 들어갔다고 시누 노릇 하려는 거면
너랑 결혼 못한다. 집, 혼수 다 해주고
시누 말씀에 예예 하는 여자 만나라. 했습니다.
그러니까 남친 펄쩍 뜁니다.
절대 내 생각 아니고 누나 생각일 뿐이라고,
자기가 확실히 말하겠다고 해서 넘어갔습니다.
그리고 나선 남친이 시누한테 말했다고 하고,
시누도 별다른 연락 없기에
그 문제 그대로 넘어간 줄 알았습니다.
갑자기 며칠 전에 제 가게에
딸(조카)하고 불쑥 찾아와(나중에 물어보니 남친한테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함)
옷을 골라서 왔습니다.
알바생이 계산하려고 하는데
나 여기 사장 가족이라고 했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참내
알바생이 네?하면서 계속 어쩔 줄 몰라하니까
짜증을 부리면서 절 불러오라고 했답니다.
연락 받고 처음에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.
육성으로 정말 헐..이러고 있었어요.
일단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기에
일단 제 카드 긁는다고 하고 보내라고 했습니다.
그 날 하루 정말 멘붕의 연속이었습니다.
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;;;;? 하고 있었어요.
그리고 생각해볼수록 결혼 전인데도 이 정돈데
결혼하면 나는 헬게이트에 내 발로 들어가는 거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.
며칠 고민하다가 시누에게 연락을 했습니다.
저-형님, 저 ㅇㅇ인데
저번에 저희 가게에 오셨다면서요.
시누- 어 옷 잘 입을게~
근데 직원 교육 좀 다시 시켜야겠더라.
나 그 앞에서 15분 기다렸어.
저-(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벙찜)
네? 직원 교육요? 제가 처음이라서 그냥 제 카드 긁고 드린 건데
저희 매출 그대로 본사로 올라가서 저도 남는 거 없어요ㅠㅠ
담부터는 오시면 구매 부탁드려요 ㅎㅎ
양말 같은 거 더 얹어서 드리라고 말 해놓을게요.
시누- 조카 입을 옷 준 거 가지고 왜 그래
요즘 학교에서 브랜드 없는 거 입는 애가 없길래
마침 올케가 가게 하니까 간 거지~
가족끼리 돈 가지고 그러는 거 아니야~
많이 안 갈게 **이(조카)가 빨리 커서
옷이 필요한 게 좀 있어서 많이 샀어
저-(화남) 저도 부모님이 그냥 가게 도움 주신 게
아니라 투자 형식으로 하는 거 보고
돈을 언제든 가져가겠다고 하시고
매출 올려서 제가 정말 열고 싶은 가게 여는 게 꿈이라
그냥은 못 드릴 것 같아요.
오시면 앞으로는 그렇게 제 카드로 안 긁어 드릴 거에요.
시누- 올케ㅋㅋㅋ조카 입힐 옷 가지고 너무 쩨쩨하게 군다.
가족끼리 그렇게 돈 욕심 부리면 안 돼.
시집 오면 잘 가르쳐야겠다
저-저 땅 파서 장사하는 거 아니에요.
옷 구매하실 거 아니면 가게에 안 오셨으면 좋겠어요.
시누가 전화 밖으로 예의가 없니,
곱게 자라서 어른 대할 줄 모르니 소리를 질러서
저 할말 없습니다. 하고 전화 끊고
바로 남친한테 전화해서 쏘아붙였어요.
너네 시누 미친 거 아니냐고.
남친 처음에 어벙벙하다가 얘기 듣고 무슨 일이냐고 하기에 됐고
너랑 결혼 못하겠다고 하고 전화 끊어버렸습니다.
이게 그제 일이에요.
남친 계속 전화 오다가
이제는 시댁에서까지 전화 오는데 다 무시하고 있습니다.
홧김에 말한 거긴 하지만
이대로는 제 앞날이 너무 잘 보여서 점점 결심이 확고해졌습니다.
도저히 결혼 못하겠습니다.
부모님께서 주변 지인한테 다 말씀하시고 하셨는데
죄송하지만 이 결혼 하면 도저히 등살에 못 배길 것 같아서요.
부모님한테 말씀 드리니 처음엔 뭐라고 하시다가
시누 얘기 듣고 경악하시며 알았다 하세요.
남친 사랑하고 그래서 결혼 결심 한거지만
저런 시누까지는 다 못 품겠더군요. 이 정도였나 봅니다.
그래도 2년 간 사귄 정이 있기에
싱숭생숭하고 맘 아프기도 하네요.
저 잘한 거 맞겠죠..?ㅠㅠ
+++추가
자기 전에 댓글 보러 왔더니 자작이라는 댓글이 많네요.
자작 아니고 사실이고, 왜 괜히 시간 들여서 이런 자작글을 쓰나요.
개인카드 안긁힌다는건 명의는
부모님 명의고 제가 실질적으로 가게 관리해서 카드 긁을 수 있었던 거고
명동이나 홍대 같이 발달한 상권이라는 뜻이었는데
글에다 제대로 설명을 못한 것 같네요.
굳이 자작글을 쓸 필요가 없고 마음이 싱숭생숭해 위로 얻고
저같은 일 겪으신 분이 있는지 궁금해 글 쓴건데
자작이라 욕하시니 할 말이 없네요.
믿거나 말거나로 봐 주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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